<인사를 전하자, 김 할머니는 이내 손을 흔들어 보인다.>

[여의도=권병창 기자] 한 세기를 3년여 남긴 백발의 할머니가 대중음식점 현업을 오롯이 지켜내며 고객의 사랑속에 노익장을 과시,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들어 만 97세를 누리신 김정남<사진>할머니로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여의도내 대보름의 터줏대감이다.

그는 온종일 음식점 카운터 뒷편에 흔들림 없는 꼿꼿한 자세로 평소에도 미소를 머금는 요조어린(?) 자태를 뽐내신다.

전남 장흥이 고향인 김 할머니는 아들과 손자, 며느리, 종업원까지 함께하는 분주한 손놀림에 별다른 불편과 지친 기색없이 단골은 물론 고객을 맞이한다.

안면이 있는 손님이 안부인사라도 건네면, 다소 작은 목소리에 아낌없는 미소로 화답해주는 아량을 베풀어 준다.

일반 성인들조차 버거운 음식점 안에서 소일거리 하나 없는 지루함에도 마다치 않은채, 간혹 젊은 단골의 얼굴을 알아볼 때는 가볍게 손을 들어보이며 건강미(?)를 과시한다.

<김정남 할머니는 바른 자세를 부탁하자, 다소 근엄(?)하게 옷매무새를 다듬은뒤 포즈를 취했다.>

특별히 이야기는 없어도 손님들에게는 카운터 코너에 앉아 드나드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이 유일한 낙일듯 싶다.

간혹, 중년 나이의 며느리가 같은 또래 남성 고객이 가까이 할라치면, 예리한 그의 눈썰미는 불안해 기미가 역력하다는 후문이다.  

대보름의 관계자는 "별다른 불편을 못느끼실 정도로 아직도 짱짱하시다"면서 "나름의 건강비결 또는 특별한 건강관리는 없지만 소식을 즐기시는 정도가 고작"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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