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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한명숙 구명' 움직임…공수처 수사 명분 쌓나

기사승인 2020.05.21  18: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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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내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의 재조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정황이 한명숙 전 총리가 사법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며 "이미 지나간 사건이라 이대로 넘어가야 하나. 그래서는 안 되고 그럴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15년 8월 실형 2년이 확정된 한 전 국무총리가 서울구치소 수감 전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 (뉴스1DB) 2020.5.20/뉴스1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범여권이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 수수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권이 판결을 뒤집기 위한 초석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의 명분을 쌓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MBC라디오에서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공수처가 설치된다면 공수처 수사 범위에 들어가는 것은 맞다"며 "공수처는 독립성을 가지기 때문에, 공수처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했다.

이어 "(비망록) 문건 자체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사법농단 관련 문건에서도 이 사건이 언급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대법원은 한 전 총리에 대해 한신건영 대표인 한씨에게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형을 확정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17년 8월 의정부교도소에서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최근 한 대표가 뇌물을 줬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검찰의 회유에 따른 거짓이었다'고 기록한 비망록이 공개되면서 여권 내에서 앞다퉈 '한명숙 구명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박 최고위원이 '공수처' 카드를 꺼내든 것은 공수처 수사를 통해 재심 청구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재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희박하다.

형사소송법 402조에 따르면 증거 위조·변조 등 재심 사유가 제한돼 있는데다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면 무죄 또는 면소를 인정할 만큼 명백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다만, 비망록의 경우 이미 앞서 공판에서 증거로 제시된 만큼 재심을 유도할 효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공수처가 한 전 총리 사건을 수사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에 속하는 검사와 판사가 한 전 총리를 수사하고 재판하는 과정에서 범죄 혐의점이 있다면 공수처 수사가 개시될 수 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에서 "재조사를 '해야 한다'는 당위는 분명하다. 상고법원이라는 자기들의 목적을 위해 매우 정치적으로 다룬 것 아니냐 하는 것이 전체 사건의 골격"이라고 했다.

여권 인사들은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전 총리의 사건을 달리 봐야 한다는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15년 한명숙 구명론에 힘을 실은 상태다.

문 대통령은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우리는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한 전 총리가 무죄임을 확신한다"고 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징금을 모으자고 제안하고,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나서는 등 한 전 총리 구명에 적극적이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모든 정황은 한 전 총리가 검찰의 강압수사, 사법 농단의 피해자임을 가리킨다"며 "한 전 총리는 2년간 옥고를 치르고 지금도 고통받고 있다. 넘어가면 안 되고 그럴 수도 없다"고 했다.

유기홍 당선인을 비롯해 민병두 무소속 의원 등도 일제히 한 전 총리의 '결백'을 호소했다.

유 당선인은 이날 SNS를 통해 "한 전 총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총리공관이나 지역구 대로변에서 돈을 받았다는 검찰의 기소내용을 절대로 믿을 수 없었다"고 했다.

검찰과 사법부를 겨냥한 여권의 기류가 심상치 않자 검찰은 이례적으로 장문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 전 총리를 수사한 수사팀은 전날 입장문에서 "비망록은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으로 허위사실을 기재했다"며 "내용은 새로울 것도 없고 아무런 의혹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정부 측인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한 전 총리의 사건과 관련해 "깊이 문제점을 느끼고 있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당정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 장관은 "검찰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특정 사건과의 연관성에 집착하기보다 (잘못된) 풍토를 개선하는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구체적인 정밀 조사가 있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야당은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논평에서 "세상이 바뀌었다던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의 말처럼, 범죄혐의자가 국회의원이 되더니 '유죄'를 '무죄'로 되돌리고 '부정의'를 '정의'로 둔갑시키려 한다"며 "177석의 거대여당이 되었으니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의 발로임이 분명하다"고 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에 의해 확정된 사실과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게 사법 불신이고 재판불복이며, 증거가 가리키는 사실관계를 외면하고자 하는 게 사법농단"이라며 "법무부장관으로서 우리 사회 최후의 보루인 법치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의지와 의식은 없이 여당의 의혹 제기에 맞장구치는 추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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